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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삐의 쉼터
삐삐의 노트

여름밤의 평화로움

by 삐삐의 쉼터 2023. 8. 19.


당정섬 그곳에 가면
조용하고 은밀한 나만의 아지트가  있다.

나이 들어가며 몸은 유연성이 떨어지고
눈은 더 흐릿해져 가는데
답이 없다.
걷기 운동 이라도 열심히 할수밖에,

무더위를 이겨보겠다고 땀방울을 받아내며
한바탕 대청소를 끝내고는 시원한 물 한통
손에 들고 여느때처럼 길을  걷는다.

오늘의 목표 걸음 만 이천보
언제나 그렇듯이
코스는 당정섬 위례둘레길,

걷다보면 운이 좋은 날에는 수풀속에서 놀라
뛰어나오는 고라니도 만나고
강주변을  살금살금 걸어다니는 흰고니도
볼수있어 대박이다.

한시간쯤 걸었을까 ?
발바닥 부터 스멀스멀 열기가 느껴진다.
이때부터는 신발을 집어던지고 흙과  만남의 시간 , 맨발의 투혼이 시작되는데
발끝부터 느껴지는 시원함이란 하나.둘. 온몸의 세포에 구멍이 열려 숨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얼마쯤 걷다가 보면  보이는
그늘에 덮혀있는 아늑한 벤치~~
나만의 아지트에 도착했다.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갈증에  보상하듯 마셔보는 시원한 물 한모금
짜릿함이 목줄기를 타고 흐른다.

이어폰을 꽂은 귓가에선 바다의 음악이 흐르고, 흐릿했던 두눈은 녹색의 푸르름에
안구가 정화  된듯 시원하다.

그때서야 저멀리서 분주히 움직는 사람들과
풍경들이 내 눈안으로 들어온다.

형형색색의 옷과 헬멧을  쓰고
두바퀴로 달리는 자전거들
어라? 가만 보자니 세바퀴로 아예 누워서가는
자건거 까지 보인다.
어디로 가는지 쉼없이 돌려대는 패달에 저마다 다리의 근육들은 울퉁불퉁,
만족한지 뒤도 돌아보지않고 앞으로 앞으로 달려만 가고있는 사람들 가는길이 바쁘게만 보인다.

 잠시 고개를 들어 먼산을 바라보니
송이송이 하늘구름 사이에 위풍당당 우뚝 서있는산, 아마도 저산이 예봉산이지 싶다.

뜬금없이  저산  정상을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건 무슨 자신감 이람,
그저 생각일뿐 지금은 중간이라도 가면
다행 이겠지
예전에는 저 까짓것 아무것도 아니였는데...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생각하다 피식 웃고만다.

그때쯤 저 산너머에서 한무리의 철새들이 날아오는데
볼때마다 질서 정연한 모습이 참 신기하다.
선두에선 대장이 조직을 잘 이끌어서 그럴까??
아니 조직인지..대가족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군악대가 사열하듯 줄.간격을 딱 딱 마추어 때로는 넓혔다.좁혔다.
하면서 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넉놓고 앉아있다보니 불어오는 자연의 바람이  싱그럽다못해 상큼하다.
답답했던 집안 공기를 피해 나오길 잘했다
싶다.

당정섬을 벗삼아 흐르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평화로운 물줄기는 어느세  치유의 바람길이 되여
가슴골 깊이 고여있던 아픔까지 씻어 준다.

이제 심호흡 크게 한번 하고는 집으로
돌아가는길~~
내게 당점섬은  마음껏 울고.웃고 운동하며
마음을 휠링할수있는 평화로운 곳,
나의  비밀 아지트가 되여버렸다.

당정섬 그곳에가면 나의  아지트가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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