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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삐의 쉼터
삐삐의 노트

갱년기

by 삐삐의 쉼터 2022. 6. 20.

언젠가 지독한 놈이 찾아 왔었다.

오십 여년을 살았지만 지금까지 이런 놈은 처음인 것 같았다.

 

온몸은 약 먹은 병아리마냥 힘없이 축축 쳐지고

내 머리 속 두뇌는 걷잡을 수없이 오락가락 하고

왜 그럴까? 내 몸이 왜 이러지?

병원을 다니며 진찰을 받아 봐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데

무슨 몹쓸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도저히 마인드 컨튜럴 이 안됐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락가락하는 몸과 마음의 변화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감정의 기복들은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특히 밤에 찾아드는 두려움은 내가 곧 어찌될 것 같아 더 두렵기까지 해

혼자서 눈물 훔치며 잠 잘 자고 있는 아들방 에 가서 얼굴 쓰다듬으며 눈물도 흘리고

남편을 붙들고 울기도 했다.

 

이유를 몰랐다.

도대체 나도 내 자신을 어쩔수 없는 이 현상들을

남들은 니 가 마음먹기 달렸으니 마음을 굳게 먹고 이겨내려 노력해봐라 니가 약해서 그러는 거다 하는데

참 나도 알지만 내 자신이 아무리 그려 려고 해도 안되는걸

괜시래 힘이 빠지고 입맛도 없어지고 맛있는 고기를 먹으면 좀 나질까싶어 먹어봐도 소용이 없다.

보다 못한 신랑이 어느 날 아는 선배인 한의원 원장님께 전화 드려 증상을 말하니 와보라 해서 찾아갖다

 

맥을 집 고 몇까지 증상들을 들어보시더니 선배님께서 신랑한테 하는말....

에고...이 사람아 집사람 갱년기가 왔네 가슴에도 화가 많이 쌓여있어..

 

맞다, 설마 했는데.... 남들처럼 땀이 나는 것도 열이 나는 것도 ,

또한 흔히 들어왔던 갱년기 증상들이 아니 여서 애써 외면 했것만 남들이 말하던 갱년기가 나에게도 온 것이다.

아니 감정기복이 올랐다 내렸다, 기운도 없고 이렇게도 오는구나 싶어 황당하기만 했다.

 

다행히 갱년기라는 것을 알게 되니 속은 시원한데 한국 사람만 있다는 화병이라니?

그런데 이것도 약이 있을까? 싶었는데 원장님께서 신랑한태 말하기를 와이프 힘들게 하지 말고

잘해주라고 하시면서 한약을 먹어보라고 지여 주셨다.

 

한약을 먹어서 그런지 증상은 조금씩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시도 때도 없이 감정 변화가 찾아와

갑자기 힘들어 할 때면 옆에 있던 아들은 엄마 또 그 증상이 왔어? 하면서 물을 갖다 주고 등도 쓸어 주었고,

남편은 불안해하는 나를 꼭 앉아주면서 괜챦아 이젠 괞챦아 하면서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그렇게 나의 갱년기는 무사히 넘어간 듯 싶었 는데 나이 들어서도 갱년기는 또 온다고 하더니

요즘 따라 조금씩 우울모드가 찾아오는 것 같다.

하지만 이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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