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감이 익어 가는 계절. 이맘때면 늘 거실 한 에 아직 푸른빛이 살짝 남아 있는 감을 익혀 둔 기억이 난다. 언제쯤 물러질까 손가락으로 꾹 눌러 보면서, 한입 떠먹을 때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그 달콤한 맛을 종종 상상 했다.
홍시를 잘 익히려면 사과 껍질을 이용하면 된다. 떫은 감을 빈 상자에 놓고 그 위에 신문지 몇 장을 깐 뒤 사과 껍질을 올려놓으면 금세 홍시로 변한다. 사과에서 나온 에틸렌이 감의 숙성 작용을 촉진하고 사과의 사과산과 감의 타닌 성분이 중화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 홍시를 더 맛있게 먹으려면 제철인 지금 잔뜩 사서 물렁물렁하게 익힌 뒤, 냉동실에 넣어 두면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 홍시가 된다. 연시도 맛있지만 대봉감을 익힌 뒤 얼리면 훨씬 달달하고 맛있다. 꽁꽁 언 홍시를 꺼내 살짝 녹인 후, 수저로 떠먹으면 그대로 홍시 셔벗이다. 얼려 놓은 홍시는 2~3일 후 바로 꺼내 먹어도 되지만 비닐에 싸두면 2~3년까지 냉동실에 넣어 놔도 되니 꽤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다. 올가을에 사서 냉동실에 얼려 두면, 올겨울 아랫목에 앉아 먹어도 되고, 더운 여름에 하나씩 꺼내 먹을 수 있어 입이 심심할 때 그만이다. 손님이 왔을 때 디저트로 내놓으면 별것 아니지만 꽤 센스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지금 감 한 박스 사서 잘 익힌 뒤, 냉동실 한편에 넣어 둘 것. 한 개씩 꺼내 먹는 재미가 쏠쏠한, 행복한 주전부리가 될 것이다.
아이스 홍시 만드는 법
- 1_홍시는 물에 씻지 말고 면 보자기를 적셔 물기를 꼭 짠 다음 겉면에 묻은 먼지를 깨끗하게 닦는다. 물에 씻으면 얼리는 과정에서 껍질이 터지고 해동 했을 때 물러진다.
2_손질한 홍시의 윗면에 자 모양으로 칼집을 낸 후 홍시끼리 서로 들러붙지 않도록 용기에 담아 냉동한다.
3_얼려 둔 홍시를 꺼내 먹을 때는 냉장실에 20분 정도 넣어 살짝 해동한 후 투명한 볼에 담아낸다.